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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 예배 / 목사 칼럼

[인터뷰]‘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 서진 단장 최재봉 목사

“정치적 입장요? 목사가 평화로운 세상 만들려고 나온거죠”

[인터뷰]‘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 서진 단장 최재봉 목사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최재봉 목사

최재봉 목사ⓒ민중의소리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한국전쟁이 중단됐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60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지난 3∼4월처럼 불안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느끼며 살고 있다.

이 같은 전쟁위기를 없애기 위해 불안정한 정전협정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하자는 이들이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이하 대행진) 길에 올라섰다. 대행진의 서쪽 행진 단장을 맡은 최재봉(47) 목사는 “우리는 정말 전투가 벌어져야 전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라며 “3~4월 나온 전쟁위기설은 60년 동안 진행됐던 것이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분단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꼭 평화협정일까. 그는 “정전협정은 전쟁 상태라는 것인데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을 종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최 목사는 “평화로워져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와 정서적 이득, 전쟁에 대한 비용 절감 등을 누릴 수 있는 게 남과 북”이라며 “최대 수혜자인 남한이 더 평화협정을 외쳐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화협정을 맺으면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변화를 줄 수 있다”며 “한국군이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정책 변화도 생길 수 있고, 그게 변하면 군사 및 외교 등 다른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행진단은 여성, 농민, 종교, 학생 등 각계의 구성원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지난 4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발대식을 갖고 서귀포시까지 행진을 한 뒤 동진(김해)과 서진(여수)으로 나눠 걷기 시작했다. 6일 낮 12시에는 지리산 참새미골 어울마당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희생되었던 분들을 추모하고 전쟁의 참상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 뒤 다시 흩어진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평화대행진 외에도 대규모 행사도 진행된다. 60년 전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인 오는 27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린다. 대행진단은 이 행사에 합류한 뒤 해단식을 갖는다.

최 목사는 “세계 각국에서 한반도 평화를 생각하고 염원하는 모든 사람이 드디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일어났다”며 올해 7·27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협정이라는 건 단순히 북미 간의 입장, 남북 간의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평화를 향한 모든 이들의 염원이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목사로서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최 목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은 종교적 사명”이라며 “평화협정 이외에도 평화 체제를 만들기 위해 갈등을 없애고 찢어진 것들을 하나로 합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목사는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각자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면, 국민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며 “그게 반전평화운동일 수도 있고 이념 갈등에 대한 회복일 수도 있다. 또 지역갈등에 대한 회복일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다시 만들어 가는 일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최재봉 목사

최재봉 목사ⓒ민중의소리



평화 대행진을 시작하는 소감이 어떤가.


정세를 보면 정전 60년이 되면서 휴전상태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분단에 따른 군사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빨리 해결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남한 내에서 전쟁에 대한 비용이 없어지고 평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행진 하며 시민도 많이 만날 것 같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정전과 휴전이 60년 동안 진행되다 보니 시민은 이게 마치 진정한 평화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황을 60년간 지속한 것이지 진정한 평화 상태는 아니다. 진정한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시민이 자각했으면 좋겠다. ‘평화가 아닌 상황에서 평화처럼 느껴지는 것을 인식하자. 그리고 진정한 평화를 정착하자’는 마음을 나누고 싶다.



대행진단이 원혼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을 치른다고 들었다.


분단 때문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아픔과 갈등이 있다. 그게 이념적 갈등도 있고 지역 갈등도 있다. 이런 갈등을 하나로 화합시키는 것이다. 영호남이 같이 만나는 시간도 있다. 분단 때문에 나타나는 갈등을 하나로 화합시키고 평화로 다시 나아가는 의미가 있다.



두 달 전만 해도 전쟁위기가 극에 달했지만, 평상시엔 거의 못 느낀다.


그런 식으로 60년을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전투가 벌어져야 전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 3~4월 나온 전쟁위기설은 60년 동안 진행됐던 것이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빨리 종식 시켜야 한다. 평화체제를 확립하는 것, 분단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굉장히 중요하다.



한반도가 중요한 시기이다. 남북 당국 회담이 뜻밖의 격 논란 끝에 무산됐다. 지켜본 심경은?


박근혜 대통령은 굉장히 자주적이지 못한 외교술을 갖고 있다. 분단의 당사자가 남북임에도 미국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남북 당사자로서 조금 더 자주적인 남북 간 대화 의지를 갖춰야 한다.



자주적인 의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대화해야 하는건 남북 간의 문제다. 평화를 얻어야 하는 것도, 분단에 대한 직접적 고통을 받는 것도 남북이다. 그럼 남북이 실제 대화를 해야 자주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나중에는 적대적 개념으로 북한을 보고 있다. 대화를 위해서 북한을 굴복시켜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하는 한민족으로 봐야 한다.



조건 없는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동의한다. 기본적으로 외교 방침은 있을 수 있지만, 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설복해야 한다든지 설득해야 하는 존재로 봐서는 안 된다. 타국과 타민족과의 외교술에는 기본 전제도 있어야 하지만 남북 대화는 타국과 달리 ‘내가 좀 더 많은 이득을 얻어야’ 하는 그런 외교적 관계가 아니다.



대행진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하 대행진단)’은 4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했다.ⓒ민중의소리



한반도 평화협정을 왜 체결해야 하는가.


정전협정은 전쟁상태라는 것인데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을 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때문에, 분단 때문에 남북 간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정전 상태를 종식하고 한반도가 평화로워 질 때 그 평화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 혜택의 최대 수혜자가 우리다. 우리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고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평화협정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준다면.


평화롭게 돼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와 정서적 이득, 전쟁에 대한 비용 절감 등을 누릴 수 있는 게 남과 북이다. 최대 수혜자인 남한이 더 평화협정을 외쳐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또한, 평화협정을 맺으면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변화를 줄 수 있다. 한국군이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정책 변화도 생길 수 있고, 그게 변하면 군사 외교 다른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목사님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두고 거부감을 느끼는 신도도 있을 것 같다.


목사들이 제일 바라는 것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건 종교적인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가 이뤄진다는 건 정치적인 게 아니라 모두가 바라는 뜻이고 염원이다. 목사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런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걷는 것이다. 신도들에게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고 있다. 이건 모든 한 민족의 꿈과 희망이고 염원이다.



올해 7·27행사의 의의는 뭔가?


세계 각국에서 한반도 평화를 생각하고 염원하는 모든 사람이 드디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일어났다. 한반도 평화협정이라는 건 단순히 북미 간의 입장, 남북 간의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평화를 향한 모든 이들의 염원이 모이는 것이다.



7·27행사 마친 뒤 활동계획이 있나?


평화 체제가 있고 그 체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평화협정이다. 평화 체제라는 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 각자가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면, 국민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그게 반전평화운동일 수도 있고 이념 갈등에 대한 회복일 수도 있다. 또 지역갈등에 대한 회복일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다시 만들어 가는 일일수도 있다.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평화협정이다. 평화협정 이외에 평화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갈등을 없애고 찢어진 것들을 하나로 합하는 일들을 해야 한다.